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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마을, 세대 간 갈등과 통합 전략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실천 중 하나인 ‘제로웨이스트’는 이제 단순한 환경운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많은 지역에서 제로웨이스트 마을을 조성하며,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생활화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죠. 이러한 변화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예상치 못한 도전도 함께 발생하고 있습니다. 바로 세대 간 갈등입니다.

 

젊은 세대는 SNS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데 익숙합니다. 반면, 중장년층은 기존의 생활 방식에 익숙하거나 변화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죠. 이런 차이에서 오는 충돌은 마을 공동체의 유대감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제로웨이스트 마을 내 세대 간 갈등

 

그렇다면, 이러한 세대 간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떻게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갈등의 원인과 구체적인 사례, 그리고 통합을 위한 전략을 중심으로 제로웨이스트 마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모색해 보겠습니다.

 

세대 간 갈등,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실천 방식의 차이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운동입니다. 하지만 이 실천 방식이 모든 세대에 똑같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젊은 세대는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하거나, 중고 거래 앱을 활용해 소비 자체를 줄이는 데 익숙합니다. 또한 친환경 브랜드나 제로웨이스트 키트 같은 최신 트렌드를 쉽게 받아들이죠. 반면, 장년층은 "새 제품을 쓰는 것이 더 깔끔하다"거나, "편의성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인식 차이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마찰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주민 회의에서 젊은 주민들이 "행사에서 종이컵 대신 개인 텀블러만 허용하자"고 주장할 때, 노년층은 "불편해서 못 쓰겠다"며 반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죠.

정보 접근성과 교육의 격차

또한 세대 간 정보 접근 방식의 차이도 갈등을 키우는 원인이 됩니다. 젊은 세대는 유튜브, 블로그,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환경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습득합니다. 반면, 장년층은 이런 디지털 채널에 익숙하지 않거나, 그 정보를 신뢰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왜 그런 실천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면, 오히려 반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해의 부족이 아니라, 공감대 형성 실패로 이어집니다.

세대마다 다른 '환경'에 대한 인식

노년층은 과거 자원의 부족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낭비 없는 생활’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늘날 ‘제로웨이스트’라는 개념과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젊은 세대는 기후위기, 탄소배출량 등 글로벌 담론 속에서 환경 문제를 학습해 왔기에, 더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맥락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접근합니다.

 

이처럼 환경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방식이 ‘틀렸다’고 간주하는 경향도 강해지죠.

 

통합을 위한 전략은 없을까?

공동의 목표를 만드는 소통 구조

갈등을 해소하려면 먼저 소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대화' 수준이 아니라, 세대 간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구조화된 소통 장치가 필요하죠.

 

예를 들어, 마을 회의에서 각 세대별 대표를 구성해 공통의 제로웨이스트 목표를 설정하도록 합니다. 그 목표를 ‘어떻게’ 이룰지는 세대마다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면, 강요 없이 각자의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젊은 세대는 SNS 챌린지를, 장년층은 재활용 분리배출 정리 팀을 운영하는 방식도 가능하죠.

세대를 연결하는 ‘역할’ 설정

무조건 함께 하자고 강요하기보다는, 각 세대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노년층은 텃밭을 운영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활동을 담당하고, 청년층은 홍보와 디지털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참여’가 아닌 ‘기여’의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어, 서로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라북도 A 제로웨이스트 마을에서는 노년층이 음식물 퇴비화를 관리하고, 청년층이 SNS 홍보를 담당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이처럼 역할을 통한 ‘세대 연결 고리’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교육의 맞춤화

마을 단위 제로웨이스트 교육도 세대별 맞춤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노년층에게는 영상보다 실제 체험 중심, 젊은 층에는 디지털 기반의 참여형 콘텐츠가 더 효과적이죠.


마을 축제나 행사 시 제로웨이스트 체험 부스를 설치하고, 세대별 맞춤 미션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컨대, 60대 이상에게는 ‘1일 플라스틱 제로 도전’, 20대에게는 ‘제로웨이스트 숏폼 만들기’ 등의 참여형 이벤트로 관심을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정보 격차도 줄어듭니다.

 

지속 가능한 마을을 위한 첫걸음은 ‘이해’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갈 지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실천입니다. 하지만 그 실천은 세대 간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마을 안의 세대 간 갈등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세대마다 자라온 배경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 갈등을 공존의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입니다.

 

젊은 세대의 열정과 노년층의 지혜가 함께 할 때, 비로소 제로웨이스트 마을은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입니다.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같이’ 가는 방법을 찾는 것. 그 길의 끝에는 분명히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