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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 운영 전략과 수익구조

제로웨이스트는 이제 개인의 생활방식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유통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확장된 개념이 되었다. 특히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시대에, 제품을 유통하고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폐기물의 양과 형태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더 이상 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다. 이 플랫폼은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생산-포장-배송-회수-소비 전 과정에서 폐기물을 최소화한 유통 구조를 지향한다. 즉, 상품 자체뿐 아니라 유통 생태계 전체를 ‘지속 가능성’ 위주로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는 고객에게 환경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을 사용자 경험(UX)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소비 습관의 전환을 유도한다. 이 글에서는 먼저 실제 운영 중인 국내외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 사례를 분석하고, 이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수익 구조와 비즈니스 전략을 정리해 본다.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 운영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 사례와 운영 방식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는 일반적인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설계 철학부터 다르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제품 셀렉션 기준, 물류 설계, 사용자 참여 방식에서 나타난다.

 

국내 대표적인 사례는 ‘지구샵(지구를 위한 마켓)’이다. 이 플랫폼은 플라스틱 포장 없이 발송되는 물품을 중심으로 입점 상품을 구성하며, 입점업체가 사용한 포장재 종류와 생산방식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구매자에게는 배송 후 포장재를 반납할 수 있는 ‘리턴박스 시스템’을 제공하며, 반납 시 리워드 포인트를 지급하는 구조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Package Free Shop’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재사용 가능한 생활용품과 무포장 상품만을 엄선해 입점시키며, 포장재는 100% 재활용 종이와 생분해 완충재만 사용한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제로웨이스트 배송 가이드’를 안내하며, 원한다면 ‘노 포장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 플랫폼은 제품 판매 외에도 정기구독, 오프라인 체험 공간, 브랜드 제휴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했다.

 

공통적으로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는 자체 입점 심사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단순히 친환경 콘셉트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입점이 허용되지는 않는다. 제품의 생산 과정, 성분, 포장재, 배송 구조, 반품 방식 등 전 과정에서 환경적 책임을 검토한다. 또한 포인트 시스템, 회원제 구독, 실천 인증 프로그램 등을 결합해, 고객을 단순 소비자가 아닌 ‘참여자’로 포지셔닝한다.

 

일부 플랫폼은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해, 실천 노하우 공유, 중고 거래, 리필 스테이션 지도, 포장재 수거처 정보 등 정보 유통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단순 구매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활의 일원’으로 플랫폼에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수익 구조와 지속 가능한 운영 전략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의 가장 큰 과제는 ‘비용 상승’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다. 친환경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생산단가가 높고, 포장재 교체, 회수 물류, 저탄소 배송 등은 운영 비용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이들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고신뢰 프리미엄 모델을 통한 단가 전략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기본적으로 고신뢰 제품이기 때문에, 고객은 일반 제품 대비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 이를 활용해 저가 전략이 아닌 프리미엄 가격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객단가를 높이고 수익 마진을 유지한다.

 

정기구독·재구매 시스템 기반의 반복 수익 구조

친환경 세제, 생리대, 주방용품 등은 일정 주기로 필요한 상품이다. 이를 정기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면, 고객당 생애가치(LTV)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다회용기 회수-세척-재배송 시스템과 연계되면, ‘제품 + 서비스’를 묶은 구독 패키지 모델로 진화할 수 있다.

 

브랜드 제휴 및 ESG 연계 수익 창출

일부 기업들은 ESG 실천을 위한 브랜드 파트너십을 찾고 있다. 이 마켓플레이스는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친환경 캠페인, 고객 공동 마케팅, 포장재 공동개발 등의 방식으로 B2B 수익을 확보한다. 또한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정책 실행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한다.

 

커뮤니티 콘텐츠와 광고 수익 모델

일부 플랫폼은 커뮤니티 기능과 미디어 콘텐츠를 결합해, ‘실천 공유’나 ‘제로웨이스트 브이로그’를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SNS 유입 및 애드센스 등 광고 수익을 창출한다. 이를 통해 커머스 플랫폼이 단순 구매 사이트를 넘어 콘텐츠 기반 생태계로 성장할 수 있다.

 

오프라인 확장 및 체험 기반 수익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이나 워크숍 공간을 운영해 수업료, 행사비, 공간 대여 등의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이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장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기반 실천으로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이 된다.

 

이러한 다층적인 수익 구조는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고객과의 관계를 단순한 판매-구매를 넘어 ‘가치 공유’의 단계로 확장시킨다.

 

쓰레기 없는 유통 구조, 그 자체가 새로운 브랜드 자산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다. 이 플랫폼은 제품 판매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제공한다. 바로 ‘지속 가능성의 경험을 거래하는 장’이라는 점이다. 고객은 여기서 물건을 구매함과 동시에, 더 나은 소비 방식, 더 적은 폐기물, 더 의미 있는 선택을 실현하게 된다.

 

이러한 플랫폼은 수익 모델의 전환뿐만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 사회적 신뢰, 고객 충성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된다. 특히 Z세대와 MZ세대는 물건 자체보다 그 물건을 어떤 시스템에서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제로웨이스트 마켓플레이스는 바로 이 세대의 가치관을 반영한 미래형 유통 모델이다.

 

앞으로 이 플랫폼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다. 리필제품 구독, 폐기물 없는 배송, 지역 상점 연계형 유통 구조, 크라우드 기반 신제품 론칭 등은 모두 실현 가능한 전략이다. 결국 쓰레기 없는 쇼핑은 더 이상 이상적인 비전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비즈니스 기회가 되고 있다.